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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이러다 큰 코 다친다!

미국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이러다 큰 코 다친다!

Michael Kleeman ( CNET News.com )   2007/10/25  

산업화, 정보화 시대에 사는 우리는 매일매일을 전기, 신선한 물, 통신 시스템, 도로 시스템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또 이러한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녹아 든 이들 시스템은 활용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고, 처음부터 특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따라서 수요가 변화된 만큼 현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계획과 투자가 없다면 이러한 인프라스트럭처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

미국인 모두의 생각이 물, 교통수단, 학교 채권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캘리포니아 유권자들과 다르지 않다면, 미국인들은 이러한 인프라스트럭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제방과 교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성과 신뢰성인 것처럼 통신 네트워크도 끊임없이 증가하는 인터넷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하루라도 전화나 인터넷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 또 위기가 닥쳤는데 1주일 동안이나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면?

극소수의 몇몇 엔지니어를 제외하고 미국의 브로드밴드 인프라스트럭처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도로 시스템의 일부 구간은 탁월할 정도로 가시성이 뛰어나지만 나머지는 허술한 곳이 많다. 언제나 막히는 도로가 한둘이 아니고, 대규모 재설계가 필요한 곳도 수없이 많다.

우리는 지금 기존의 인터넷 아키텍처와 소비자의 수요가 불일치 하는 지점에 서 있다. 기존의 인터넷 아키텍처는 설계된 것도, 그리고 우리 손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한다. 대역폭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비유를 하자면 어느 날 갑자기 미국의 모든 가정이 똑같은 크기의 수도꼭지에서 10배나 더 높은 품질의 물을 10배나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일반 가정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정도의 대역폭을 사용하고 있다. 이메일 하나를 보내려고 인터넷에 접속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라. 지금은 어떤가? 이메일뿐 아니라 사진, 음악 다운로드, 비디오 감상 등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

무려 5,400만회나 다운로드 될 정도로 인기있는 유튜브의 비디오 ‘댄스의 진화(The Evolution of Dance)’가 필요로 하는 대역폭은 지난 2000년의 한 달간 데이터 네트워크 트래픽과 맞먹는다. 또 아이튠즈 이용규모는 2006년 한 해에만 무려 47.5%나 증가했다.

인터넷은 이제 일상생활의 보완 도구가 아니라 기업과 개인 활동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이다. 낮은 품질의 서비스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어마어마한 용량의 고품질 트래픽을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로는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할 수가 없다.

우리가 보기에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아직 쓸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5년 동안 OECD 브로드밴드 순위가 4위에서 15위로 밀려났다.

OECD 순위에서 언제나 미국을 앞서는 한국 학생들이 미국을 방문하면 두가지에 놀란다. 첫째는 노숙자, 그리고 두 번째가 브로드밴드 수준이다. 15위라는 순위는 중요한 차세대 아이디어와 혁신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와 디지털 문화를 소유한 국가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브로드밴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간단하다. 더 좋은 품질의 대역폭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대역폭의 용량을 늘리면 해결된다. 압축과 네트워크의 구분은 또 다른 2가지 기술 솔루션이다. 트래픽, 특히 비디오는 압축이라는 방법을 이용하면 네트워크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인터넷의 스위치인 코어 라우터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코어 라우터는 시간에 민감한 트래픽을 몇 초만에 전달되는 이메일보다 더 빠르게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 국가의 브로드밴드 정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브로드밴드 정책의 핵심 요소는 누구나가 인터넷에 보편적으로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고속 인터넷 액세스는 고급스러운 뭔가가 아니라 선진국 구성원들 모두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간주돼야 한다. 50%, 아니 75% 정도만 갖고는 안 된다.

미국이 차세대 인터넷 세상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싶다면 유비쿼터스 브로드밴드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매년 인터넷을 지원하는 새로운 종류의 법, 규제, 그리고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법, 규제, 정책은 미국의 브로드밴드 경쟁력 향상에 해가 될지, 득이 될지, 또 100%가 아닌 99%만 보장하는지 등을 근거로 한,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수립돼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도로, 학교, 제방을 튼튼하게 만든 것처럼, 이렇게 하면 미국도 인터넷 시대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

인터넷을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다. 브로드밴드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소비자들이 고통받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급기야는 인터넷 리더십까지 다른 나라에 양보해야 할 것이다. 이는 총체적인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머지 않아, 두 명이 맨손으로 차고에서 시작하는 인터넷 기업은 더 이상 미국에서 탄생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 프랑스 아니면 영국에서 이런 기업들이 탄생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