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김동률
okcn
2004. 3. 26. 11:44
김동률의 음악을 처음 접한게 94년...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딴에 중학생이라고 추석 연휴동안 친척형 혼자 있는 집에 책을 싸들고 밤새 공부하는 척을 했었다.
그 때 들으라고 형이 준 앨범 2개가 있었으니 그게 전람회 1집과 015B 5집인가 였다.
015B는 원래 좋아하던 터라 일단 처음보는 전람회란 앨범 먼저 듣고 015B 쭉 듣자고 생각하고
전람회 앨범을 카세트에 넣었는데 결국은 연휴 내내 그 테잎은 카세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잘때까지도 틀어놓고 잤으니 내가 처음 받은 감동이 얼마나 컸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동률님의 굵고 포근한 저음과 동욱님의 가녀리면서 편한 목소리...
그리고 사춘기때 한창 예민한 감성을 흔들었던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들...
나에게는 어떤거 하나 부족함이 없었던 앨범이었다.
그때받은 감동 때문인지 전람회 1집은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으로 남아있다.
고등학교 와서도 전람회의 음악은 윤종신, 이승환의 음악들과 더불어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충남공주의 산골짜기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천안시내까지 힘들게 나가서 금방 사온 카니발 앨범을
들었을 때 그 가슴벅참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전람회가 해체되고 그 후로 김동률 독집 앨범이 몇개 나올때까지
고맙게도 그의 음악은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사실 이번 앨범 "토로"를 처음 들었을땐 어라? 했었다.
이전보다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듯했고 대중성이 약간은 떨어진 듯한 느낌도 들긴 했다.
보스턴에 가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오더니 나와의 거리는 좀 멀어진건가...
하기도 했었는데 귀에 익고 나니 이보다 더 좋은 앨범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슴에 와닿는다.
최고의 뮤지션 김동률이라고 부르고 싶다.
청소년 시절 부터 이제는 나름대로 어른이라고 불리는 지금까지
나를 감동시켜주는 가수가 있다는게 참 행복하다.
김동률은 물론이고 윤종신 이승환 토이의 노래들은 언제나 날 행복하게 만든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좋은 곡들 만들고 아름다운 목소리 들려줬음 좋겠다.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내가 하는 무리한 바램일 지라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혼자일때 그들의 노래는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니까...